Nowhere, Now here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


도시의 외딴섬으로 있던 송현동 부지가 지난가을 도심 속 공원으로 시민과 다시 만났다. 110년 만에 ‘열린송현녹지광장(이하 송현광장)’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땅은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 전시장으로서 도시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함의하는 바가 다층적인 장소이다. 이에 현장프로젝트는 도시적인 맥락에서 시민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 공원 내 야외 전시장이 취하는 전시 방식의 특수성, 전시장 부지의 환경적인 날씨 변화에 따른 다각적인 경험을 의도했다. 현장프로젝트는 도심 속 송현광장의 공간적인 가능성을 실험하는 전시이다.

현장프로젝트는 송현광장의 자연현상, 주제전의 하늘소, 땅소와의 물리적 관계성, 부지 안의 여러 전시 사이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전시장 주변과 전체 부지를 엮는 건축적 장치를 제안한다. 비엔날레 기간에 전시될 다양한 유형의 파빌리온(pavilion)은 2년간 시민들에게 개방되는 송현광장이 한시적인 장소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는 계기로 시민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통해 장소성을 회복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각 파빌리온은 도심에서 북악산, 인왕산 등의 자연경관을 마주할 수 있는 특이점을 바탕으로, 도시와 연결된 열린 야외 공간의 장소성을 재인식하게 하며 동시에 주변의 서울공예박물관, 삼청동, 인사동, 경복궁 일대로의 새로운 동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수십 년간 파빌리온이나 폴리(folly)가 이벤트 장소 혹은 건축적, 예술적 설치물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는 도시와 송현동이 관계하는 여러 방식을 제안하며 부지 내외부의 동선을 안내하는 것뿐 아니라, 동시에 독립적인 공간으로서 ‘체험적 노드’의 역할을 기대한다. 또 개소별로 땅과 하늘, 바람 등의 자연적인 요소와 도시의 여러 시청각적, 촉각적, 인지적 요소 등을 소재로 색다른 송현광장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건축적 장치, 파빌리온을 통해 110년 만에 공개된 땅이 도시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일, 사건(event)이다.

송현광장의 공원 기능과 더불어 도심의 열린 공간에서 다각적인 경험을 유도할 수 있도록 주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파빌리온 매체의 다양성이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사회와 경제, 문화를 반영하는 파빌리온은 혁신과 저항, 교류와 이벤트, 문화 행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전했다. 파빌리온은 시대를 거듭하며 구조, 재료, 구축 방법 등, 여러 유형으로 발전되어왔는데 그중 세 가지에 주목한다. 첫째 구축성, 둘째 공간성, 마지막으로 비물질성이다.

첫 번째, 구축성은 도시를 구축하는 물리적인 구조물과 그 구조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유동적인 관계의 구축이다. 두 번째, 공간성은 파빌리온의 재료적 특성으로 인한 비일상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공간성을 도시에 개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적 감각의 경험인데, 이를 비물질성이라고 의도한 것은 벽, 기둥, 바닥 등의 건축적 요소가 아닌 시각, 청각 등의 감각기관을 활용한 인지적 공간의 경험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공공장소에서 시민이 체험한, ‘수집된 감각’의 응집체이며 기억이 없는 땅 송현동의 집단 기억이 될 것이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송현동 부지에서 진행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현장프로젝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난 25여 년간 실험적인 구조물로서 건축과 미술계에서의 파빌리온의 역할을 돌아보고, 무엇보다 송현동에 첫발을 내딛는 건축물로서의 파빌리온의 역할과 도시적 맥락에서의 순기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 도시의 스케일에서부터 작은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까지 다양한 층위의 건축적 장치를 시민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송현동의 수많은 역사의 켜 속에 건축적 실험을 통한 땅과의 첫 만남이 시민들에게 장소성을 남길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큐레이터: 김사라

장소: 열린송현녹지광장


큐레이터 칼럼



보조큐레이터: 박영제, 조용진

구조 검토: 윤광재, 가람 엔지니어링

번역: 김나연, 박지윤, 콜린 모앳

리월드


김치앤칩스


〈리월드 파빌리온〉은 수 천개의 물리적 포털로 이루어진 구조물로 100년 후 서울을 비춘다. 포털이라는 물리적 렌더링은 AI 이미지 생성기와 비엔날레 참여 작가들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AI는 작품을 둘러싼 도시의 물리적 풍경을 활용하여 굴절된 모자이크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파빌리온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환경, 다양한 생명체, 공기와 땅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도시를 재해석한다.

상상 속 미래의 서울은 파빌리온을 통해 렌더링 이미지로 변환되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이러한 이미지 교환의 장이 된다. 렌더링 이미지는 시민들의 열망을 형성하며 도시의 과거와 미래의 관계를 결정짓는다. 〈리월드 파빌리온〉은 이미지를 다루는 대안적 기법으로써, 물리적 도시를 우리의 상상에 맞추어 가공할 수 있는 유연한 방법으로 제시한다.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 경기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콘텐츠제작지원, 루미텍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치앤칩스는 손미미와 엘리엇 우즈가 2009년에 결성한 아티스트 콜렉티브다. 대범한 대형 설치 작품을 통해 예술, 과학, 철학의 교차점을 탐색하는 이들은 예술, 과학, 철학이 상이한 학문이 아닌, 동일한 지형을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하는 대안적 관점이라고 본다. 따라서 세 분야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작품을 구현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김치앤칩스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ZKM 미디어 예술센터, 소머셋 하우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ACC 광주, 제체 즐베라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리조네이트 페스티벌에서 전시되었으며 동시대 예술과 기술 두 영역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김치앤칩스/ 손미미, 엘리엇 우즈
팀원: 김보은, 강동휘, 이상봉, 닐레쉬 쿠마
시공 설치: (주)씨투아테크놀러지, 루미텍, 인더스트리 브릿지
작품 조립: 조은상, 문유빈, 신종민, 황인규, 션 메이론,
구조 검토: Allesblinkt, Whatever Together, The Garden In The Machine
사진: 텍스처 온 텍스처
도움 주신 분들: 샤샤 폴레, 송호준, 로베르토 엘난데즈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


서울 도심, 경복궁에 면한 송현동에 돔 구조물이 들어선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송현동은 용도와 소유주가 여러 차례 바뀌었고, 지역의 역사 또한 다층적이다. 공기압으로 세워진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비)가시적 구조물은 서울비엔날레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의 차원을 초월해 송현동이 거쳐온 시대를 임시로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복잡하게 얽힌 송현동의 역사에 영감을 받은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은 아직 땅속에 묻혀 있을 과거의 흔적을 발굴해 낸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두 작가는 2023년 4월 송현동을 방문했을 당시 현장에서 서로 다른 시대에 제작된 유물을 발견했다.)

시민들은 비엔날레 기간동안 파빌리온 내에서 진행되는 유물 발굴 과정에 참여하게 되고 각자의 고유한 이야기를 더하며 프로젝트를 한층 확장시킨다. 관객이 발굴해 낸 흔적들은 공간의 내벽에 부착되어 송현동의 역사를 들려주며 그 자체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집합 조형물이 된다.

파빌리온에서 재생되는 몰입형 사운드스케이프 역시 송현동의 역사를 재현한다. 이는 궁궐을 향해 흐르는 기를 정화한다고 여겨졌던 송현동의 옛 소나무 숲을 음향으로 그려낸 것이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는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에 시각적인 인식과 촉각적인 체험을 병치함으로써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즉각적이며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후원: 아리 라이팅 솔루션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는 아티스트 듀오로, 몰입형 공간 설치작품을 통해 실재의 개념과 감각의 한계에 도전한다. 두 작가는 작품을 통해 지각의 역설적인 속성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복잡한 레이어를 탐색하며, 관객이 현존하는 세계 속에서 가상의 랜드스케이프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는 보편적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며 상상을 초월하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하여 예술, 퍼포먼스, 개인 서사, 사람, 그리고 건축을 융합한 (비)가시적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 마르코 카네바치, 양예나
팀원: 세바스티안 포데스타, 루카스 세레 펠체, 에릭 몬테포트, 필라 펠리넨
사운드: 마르코 바로티, (보조) 미샤 맥라렌
조경 및 땅 작업: 전용성
도움 주신 분들: 안나 안드레그

페어 파빌리온


페소 본 에릭사우센


빨간색의 거대한 정삼각형 – 마치 어린아이가 빨간색 크레파스를 쥐고 도시 위에 낙서를 한듯한 순수함과 엉뚱함이다. 소나무 껍질로 이루어진 원형 카펫을 자박자박 건너 삼각형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입구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공간 양끝에 놓인 의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른쪽과 왼쪽, 당신의 선택에 따라 삼각형 꼭대기 부근 빛이 드리우는 동그라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건너편 출구로 나오면, Pezo von Ellrichshausen(이하 ‘Pezo’)이 창조해낸 시공간의 틈새에서의 형이상학적 경험은 종료된다.

‘페어 파빌리온’은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에 대한 페소 본 에릭사우센의 독창적인 해석이다. 그간 건축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해온 작가의 철학이 온전히 담겨있으며, 본 작품을 통해 비엔날레 주제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 제시를 넘어, 방문객들에게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형이상학적 고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페소 본 에릭사우센은 심플한 도형과 구조체의 활용을 통해 물리적·이념적으로 자연과 닿아 자연의 섭리를 존중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페어 파빌리온’ 또한 삼각형, 사각형, 원으로만 구성된 공간에서, 자연스레 흘러 들어오는 빛, 바람, 빗물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즉, ‘땅’이라는 자연물이 가진 포용적 특성을 ‘건축’으로 담아낸 것이다. 나아가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대편에 놓인 ‘의자’를 마주함으로써 사고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이 때 반대편에 놓인 ‘의자’는 실제 마주앉은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고, 과거의 자신, 송현동의 과거·미래,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이 될 수도 있다. 20세기 철학자 레비나스가 강조하듯 무한한 타자(他者)의 시선을 마주하고, 다른 이를 배려하기 위한 윤리성을 제고하는 것이, 복잡한 사회 속에 사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삶의 태도 아닐까?


본 작품은 비엔날레 종료 이후 양평에 조성 중인 메덩골 정원으로 옮겨져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를 주제로 한 ‘Pezo’의 다른 작품 맞은편에 다시 설치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철학을 지닌 니체와 레비나스를 주제로 한 두 작품의 만남도 기대해보자.

후원: 메덩골정원

페소 본 에릭사우센은 마우리시오 페소와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이 2002년 설립한 예술 및 건축 스튜디오다. 두 사람은 칠레 남부 안데스 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농장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페소와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은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텍사스 대학교, 포르토 아카데미 및 칠레 카톨리카 대학교 객원 교수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코넬대학교 AAP 실무 교수, 예일대학교 루이스 아이 칸 객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의 작품은 런던 로열 아카데미, 로마 MAXXI에서 전시된 적이 있으며,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카네기 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영구 컬렉션의 일부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또한 2008 베니스국제건축비엔날레에는 칠레 국립관의 큐레이터로, 2010년과 2016년에는 작가로 참여하여 작품을 선보였다.

페소 본 에릭사우센/ 마우리시오 페소,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
협력: 비트라이스 페드로티, 루카스 바즈다
로컬 아키텍츠: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구조 검토: 윤광재, 가람 엔지니어링

아웃도어 룸


프랭크 바코 + 살라자르 세케로 메디나


〈아웃도어 룸(The Outdoor Room)〉 파빌리온은 땅과 도시를 감각하기 위한 건축적 장치다. 단순한 정사각형 구조 속에 송현동의 복잡한 환경적, 문화적 역사를 담아내는 동시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송현동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다. 과거, 경복궁 성벽 너머 소나무숲을 이루고 있던 송현동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었고 빠르게 변모하는 주변의 도시 환경과 단절된 보이드(void)로 존재했다. 벽이 허물어지며 광장은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송현동은 여전히 빽빽한 도시 풍경에 둘러싸여 있다. ‘아웃도어 룸’은 땅과 도시의 변천사를 담아낸 보이드 속 보이드다.

〈아웃도어 룸〉은 다이아거날 써츠(Diagonal Thoughts)가 설계한 구조물에서 용도가 변경된 자재를 재활용하였다. 이 자재들은 비엔날레 종료 후 또 다른 용도로 재활용될 것이며 새로운 생애 주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아웃도어 룸’을 이루는 모든 요소는 구조물 그 자체를 초월한다. 네모난 방 안에는 토착식물이 자라는 텃밭과 바람이 불 때마다 무겁게 진동하는 굴뚝이 설치되어 있다. 관객은 ‘아웃도어 룸’을 누군가의 방처럼 친숙하지만 동시에 추상적이고 낯설게 느낄 것이다. 관객에게 ‘아웃도어 룸’은 도착지이자, 잠시 머물러 하늘, 산, 마천루를 감상할 수 있는 ‘머무름의 공간’이 될 것이다.

후원: 스페인국가문화활동협회 / PICE (스페인 문화 국제화 프로그램) 유동성 지원금, 주한 스페인 대사관

프랭크 바코
바코 라이빙거의 공동 창립자이자 파트너인 프랭크 바코는 몬태나 주립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 교육자이자 연구자,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실용적인 관점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하며 첨단 지식과 과학 기술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시도한다. 프랭크 바코는 코넬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2016년부터 프린스턴 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살라자르 세케로 메디나
살라자르 세케로 메디나는 2020년 로라 살라자르, 파블로 세케로, 후안 메디나가 공동 설립한 협업 건축사무소로 현재 스페인, 페루, 미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살라자르 세케로 메디나 사무소의 특징은 실무, 연구, 교육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이다. 세 사람은 몬태나 주립대학교, 시라큐스 대학교, 툴레인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최근 넥스트 제너레이션 유럽 40세 미만 신진 건축가 40인에 선정되었다.

프랭크 바코 + 살라자르 세케로 메디나/ 프랭크 바코, 로라 살라자르, 파블로 세케로, 후안 메디나
연계행사 시인: 서지민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


리카르도 블루머 - 멘드리시오 건축 아카데미아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는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으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서울 도심에 사운드스케이프를 설치해 형태, 소리 그리고 인간의 지각 사이의 긴밀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루가노 대학교 멘드리시오 건축 아카데미아의 학생들이 2022년 가을 학기 동안 리카르도 블루머 교수와 스토커 리 스튜디오의 공동 설립자인 이동준 건축가의 지도 아래 설계 및 제작했다.

23개의 목재 유닛을 선형 대열로 배치해 이리저리 넘나들 수 있는 긴 터널을 형성한다. 각 유닛은 학생 한 명이 설계하고 제작한 개별 공간이지만 23개가 하나의 대열을 이룰 땐 더 큰 시스템의 일부가 된다. 리카르도 블루머는 유닛 크기에 제한은 두되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와 색상을 실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은 터널 속을 거닐며 하늘을 올려다봄으로써 23개 유닛의 다채로운 형태와 공간, 내부로 스며드는 빛과 배경음악 사이의 연결성을 느낄 수 있다. 각 유닛에는 음향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데 유닛의 형태적 특성과 맞물려 벽의 진동으로 소리를 증폭시킨다.

루가노 음악원 소속 작곡가이자 교사, 나디르 바세나(Nadir Vassena)가 이 작품의 사운드 트랙을 작곡했다.

후원: 주한 스위스 대사관, 스위스 한국 기금, 스위스 넥스, 단천

리카르도 블루머는 밀라노 공과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였으며 마리오 보타 건축사무소에서 활동했다. 리카르도 블루머는 다양한 건축물, 전시, 가구를 디자인했으며 특히 그가 설계한 작품들은 유수 기관으로부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리카르도 블루머는 블루머와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활동하며 상설 및 특별 전시, 강의, 콘퍼런스, 세미나를 기획하고 “디자인과 건축의 물리적 실천”을 고안하였다. 2013년부터 스위스 이탈리아 대학교 건축 아카데미(Academy of Architecture-USI)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건축 디자인〉과 〈창의적 과정 입문〉을 강의하였다.

리카르도 블루머 - 멘드리시오 건축 아카데미아
사운드 아티스트 / 나디르 바세나
수퍼바이저 / 이동준
조교 / 마테오 보르기, 프란체스코 텐칼라, 리사 비안키, 엣토레 콘트로
참여 학생 / 쉬핑, 루이스, 마르코, 욜란다, 가브리엘레, 아포, 루치아, 에곤, 마테오, 에도아르도, 실비아, 비안카, 루이지, 엘레나, 주셉베, 막심, 안드레아, 마리아, 솔러, 야닉, 미켈레, 젠티엔, 에마누엘레

서울 드로잉 테이블


프란시스코 레이바


이번 서울비엔날레의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과 밀접하게 연계된 〈서울 드로잉 테이블〉은 그리는 행위를 통해 지형과 물, 바람의 흐름에 의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형성됐다는 점을 설명하고, 서울의 미래를 그려본다. 

〈서울 드로잉 테이블〉은 예술적인 놀이로써의 체험을 넘어 그룹드로잉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도시의 미래에 관한 담론을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프란시스코 레이바는 본 작품을 통해 창작의 과정이 그 창작이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시작되듯이 도시 계획은 계획의 대상이 되는 장소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는 직관적인 창작 과정을 기능적인 결과물과 연관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비엔날레 종료 후 작품에 사용되었던 목재 구조물은 제로 웨이스트라는 행사 목표에 맞추어 시민을 위한 가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션 1. 2023. 9. 3. 오후 1시
세션 2. 2023. 9. 9. 오후 4시
프란시스코 레이바는 1972년 알리칸테에서 태어났다. 1988년 발렌시아 건축학교 (ETSAV)를 졸업하였으며, 2017년 알리칸테 대학에서 “코레오그라피의 재구성(Redrawn Choreographies)” 논문으로 건축 박사학위를 수여하였다. 1998년부터 농학자 마르타 가르시아 치코와 함께 다학제 그룹 그루포 아라네아(Grupo Aranea)를 이끌고 있다. 알리칸테에서 결성된 그루포 아라네아는 자신들의 터전에 깊게 뿌리내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자 한다. 그루포 아라네아는 사회적으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공간을 주로 제안하고, 풍경과 건축, 예술 사이의 경계를 흐려 공공 공간을 재활성화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프란시스코 레이바는 2021년에 건축유산보존 유럽어워드, 2015년에 바바라 카포친 국제 건축상, 2014년에는 유럽 도시 공공 공간상, 유럽 지속가능 건축 홀심 어워드, FAD 시티&랜드스케이프 어워드, 그리고 2010년 FAD 건축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젝트 팀: 그루포 아라네아(로시오, 안드레)
협업 종이 작가: JAERYO 오상원 작가

파빌리온 ‘짓다’


조정구


〈파빌리온 ‘짓다’〉는 한옥 이전의 집, 또는 의식 깊이 잠겨 있는 집의 원형에 대한 우리의 감각과 기억을 소환하는 공간장치이다.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해와 바람을 들이고, 거친 자연과 밖이라는 불안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안으로 삶을 감싸고 보호하는 안온한 공간을 만들었다.


지붕을 땅으로 덮어 원형의 감각을 살리려 했으나 다중이 이용하는 파빌리온의 관리와 안전, 공간의 이미지 등 고려하여 땅을 생략하고, 보통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산자’를 지붕과 벽체 전체를 덮도록 하였다. 산자를 투사하여 들어온 빛과 그림자가 가득한 공간에서 관람객은 자유롭게 다니고 머물면서 공간을 유희하고, 사색할 수 있는 파빌리온을 지어 보았다.


공간을 구축하는 목재는 제재소에 쌓여있던 오래된 구재를 사용하였으며, 싸이트에서 파낸 흙으로 파빌리온 주변으로 낮은 둔덕을 만들었다. 기둥은 땅을 다진 후 초석 없이 세웠으며, 간단한 구법으로 기둥, 도리, 보를 얹고 지붕과 외벽에 서까래를 덮었다. 서까래에 산자를 두른 후에 수세미, 조롱박, 오이, 강낭콩, 나팔꽃 등 넝쿨이 자라 외벽을 덮게 하였다.


초입의 대나무 숲을 지나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파빌리온 〈짓다〉로 들어가면 숲과도 같이 고요한 공간에 둥그렇게 열린 하늘 아래로 구들을 깔아놓은 동그란 마당이 보인다. 낮에는 둥그런 지붕 그림자가 해시계처럼 움직이고, 밤이면 어둠 속에 불을 밝히는 연등처럼 교교한 가운데 동그란 하늘 속에 달이 떠오른다.

협찬: 한옥협동조합, (주)뉴라이트전자, 한옥 재활용은행(북촌 HRC)

조정구는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대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0년 구가도시건축 사무소를 설립하고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지속적인 답사와 설계작업을 하고 있다.

팀: 조정구 + 정태도 + 한규희
설계: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조정구, 요네다사치코, 차종호, 김동희, 조남우, 김재준, 김윤상, 조순우)
대목: 태도건축
조경: 어번닉스 주식회사
시공: 건축사사무소 오구사
촬영: 테크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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